이 책은…

이 책은 한 단계 위를 목표로 하는 하이클래스 오디오의 입문서, 이름하여 <오디오 도락道樂입문>이다. 

과연 여기서 말하는 오디오의 어떤 면이 ‘도락’과 연관이 있을까? ‘도락’이란 잘 놀거나 도를 깨달아 즐기는 것이다. 

이 ‘도락’을 달리 말하면 사회생활의 본체에서 벗어난 여유의 부분이다.

오디오를 사회 본체라고 가정 한다면 오디오의 ‘도락’은 패션이나 식도락, 또는 미술품 감상이나 독서 정도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의 취미를 즐길 때에는 이런 오디오 이외의 요소들이 매우 중요하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출력되는 음에는 오디오 그 자체의 지식과 테크닉은 물론, 오너의 오디오 이외의 것에 대한 학식과 전인격적인 역량마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도락’은 클래식음악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클래식음악 중에서 10명의 작곡가(말러, 베르디, 비발디, 바흐, 바너,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R. 슈트라우스, 브루크너)들의 음악을 선택했으며 이들과 적합한 특정 오디오 시스템을 각 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음악사, 저자의 경험에 바탕을 둔 초보적인 오디오 관례와 오디오의 역사에 관한 해설도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오디오 ‘도락’은 인생을 즐기며 복잡하지 않고 심플한 오디오 시스템을 선택하여 음악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라고 한다. 자, 새로운 오디오의 세계로 나아가 보자! 

작가의 말

한국의 오디오 애호가를 위해서...

음악이라는 것은 세계 공통 언어입니다. 국가나 민족과 같은 경계선이란 것이 없습니다. 

오디오도 마찬가지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즐길 수 있는 테크놀로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 가 본 적이 없지만, 한국에는 한국 고유의 특징을 가진 오디오 사운드라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일본보다 개성이 강하고 정열적인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한국만의 오디오 사운드를 모두가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의 오디오 애호가의 소리와 음악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기자재 구입에 있어서는 저도 이 책을 펼쳐보시는 독자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잡지기사나 메이커 홍보를 보고 ‘이거 좋을 것 같다’라며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매점에서 실제로 들어보고 괜찮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으로는 소리를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들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책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자신의 주관적인 평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오디오 관련 잡지에 오디오 메이커나 수입사의 의향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은 모든 프로, 아마추어, 오디오 애호가가 의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잡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품의 경우, 굳이 말하자면 95% 정도의 가능성으로 신뢰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뢰성에는 잡지를 만드는 사람의 취향, 편집자와 라이터의 색깔이 녹아 있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음악은 의식주와 달리 반드시 생활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클래식 음악, 높은 수준의 재즈음악은 어느 정도의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즐길 수 없습니다. 지금은 감각적으로 느끼기 쉬운 오락이 범람하고 있어 음악업계, 특히 수준 높은 장르가 쇠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높은 수준의 음악을 들을 것인가, 말 것인가’하는 것은 어쩌면 ‘인류의 문화가 발전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까지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같은 음악이 쇠퇴하면 인류의 장래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음악으로서의 클래식은 예전에 멸망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오디오라는 것은 멸망해 가는 클래식 음악을 위해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멸망해가는 것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 아름다움을 오디오로 최대한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저자소개

이시하라 슌

1957년 도쿄 출생으로 현재 수필가, 번역가, 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게이오대학 법학부 정치학과 졸업. 음악, 사진 등의 예술 전반과 오디오나 카메라 등의 메커니즘에 조예가 깊다. 문명비판으로서의 오디오 평론을 하는 한편으로 디스크 비평을 각 매체에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いい音が聽きたい-實用以上マニア未滿のオ-ディオ入門(좋은 소리를 듣고 싶다-실용 이상 마니아 미만의 오디오 입문>, <クラシックCDガイド-現代の名演奏を聽く(클래식CD가이드-현대의 명연주를 듣는다)>(둘 다 岩波アクティブ新書), 번역서로는 <モ-リス·ラヴェル(모리스 라벨)>, <マエストロ(마에스트로)>(둘 다 アルファベ-タ刊) 등이 있다.

목차

제1장  말러 - 오디오 도락의 시작은 포기하는 것에 있다

제2장  베르디 - 오디오 시스템을 둘 장소는 반드시 찾을 수 있다

제3장  비발디 - 하이엔드‘적’인 스피커를 찾아라

제4장  바흐 - 헤드폰이면 오늘부터 당신도 하이엔더

제5장  바그너 - 고전적인 스피커를 맛보자

제6장  모차르트 - 진면목 사운드는 천재 사운드와 통한다

제7장  베토벤 - 음악은 파워다!

제8장  브람스 - 앰프의 왕도는 온고지신에 있다

제9장  R. 슈트라우스 - 낭만파 마지막 거장과 요즘의 디스크 플레이어 사정

제10장  브루크너 - 오디오에는 꿈이 있어야 한다

맺음말 - 오디오는 역시 ‘도락’ 이다